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저서 니코마코스 윤리학의 첫머리를 모든 기술과 탐구, 모든 행동과 추구는 어떤 선을 목적으로 한다는 말로 시작하고 있다. 이 명제에는 적어도 두 가지 정도의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으니 하나는 목적론적 관념이고 다른 하나는 선의 관념이다. 즉, 인간 존재와 그 활동은 어떤 목적을 지향하게 되어 있다. 그 목적은 인간에게 좋고 옳은 것으로서의 선을 실현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이때 인간이 추구하는 목적들이 다양하게 있을 수 있는데 이 중에서도 보다 좋고 훌륭한 것으로서 사람들 모두가 공통으로 추구하는 최고의 궁극적인 목적과 선을 그는 행복이라고 보았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가 있는가. 이에 대해 그는 사람이 덕을 지닌 도덕적 존재가 됨으로써, 즉 유덕한 인격인이 됨으로써 가능하다고 답한다. 이 점을 설명하기 위해 우선 그는 최고선을 얻는 일을 기능이나 활동과 연관 지어 고찰한다. 악기 연주가, 조각가 등의 예술가나 목수, 피혁공 등의 경우를 볼 때 그들이 최고의 선을 산출하려면 각각의 기능이 최고도로 발휘될 때 가능해진다. 마찬가지로 인간이 최고선으로 삼는 행복도 인간이 지니고 있는 고유의 기능이나 활동이 최고로 실현될 때 얻게 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하겠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렇든 인간이 그 고유한 기능과 능력 그리고 잠재 가능성을 실현하고 그럼으로써 자기완성으로 행복에 이르는 일에 덕이 필수적으로 관련된다는 점이다. 원래 덕이란 그리스어의 아레테에서 온 말로서 인간을 포함하여 모든 존재가 그 기능과 목적 면에서 탁월성을 지님을 가리키는 데 사용되었다. 예컨대, 칼의 경우 그것이 물건을 베거나 자르는 데 탁월함을 지니고 있을 경우 칼의 덕이 있다고 본 것이다. 따라서 덕이란 어떤 사물이나 존재를 훌륭하고 좋게 만들어 주는 속성, 즉 그것의 고유한 기능을 가장 잘 수행하게 해 주거나 그것의 목적 또는 선을 증진하는 데 가장 잘 공헌하는 특성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러한 덕의 관념은 사람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리하여 인간이 자기실현과 자기완성을 도모하고 행복해지려면 그러한 목적을 추구하는 데 가장 잘 봉사하고 자신의 기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해 주는 덕들을 발달시켜야 한다.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행복 실현에 덕이 필수 불가결하다고 보았던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인간의 정신은 크게 이성적인 부분과 비이성적인 부분으로 되어 있는데, 전자는 다시 인식적 부분과 사량적 부분으로 이루어지고, 후자는 본질적으로 비이성적인 부분이지만 이성적인 것을 어느 정도 지닌 부분과 완전히 비이성적인 부분으로 구성된다. 인간에게 중요한 덕은 이성적인 부분에 관련되는 덕과 본질은 비어성적이지만 이성적인 것을 어느정도 지닌 부분에 관련되는 덕으로 구성된다. 이떄 전자와 연관되느 덕이 지적 덕이고 후자와 관련되는 덕이 도덕적 덕이다. 그리고 지적 덕 중에서 존재가 가변적인 것, 즉 다른 방식으로 존재가 가능한 것에 관해 숙고하느 ㄴ덕인 실천적 지혜나 도덕적 지혜의 덕이 있고, 도덕적 덕은 절제, 용기, 정의, 배려 등의 덕이 있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관점에서 볼 때 덕은 정신의 각 부분이 최선의 상태에 있는 것, 즉 그 고유한 기능을 탁월하고도 훌륭하게 수행하는 상태에 있음을 의미하며, 행복은 인간이 이러한 덕과 인격을 길러 가려면 옳고 좋은 것을 잘 헤아려 바르게 선택할 수 있는 이성과 올바른 정념을 갖추는 일, 그리고 바람직한 삶을 실제 행동으로 실천하는 자질과 품성을 기르는 일이 필요함을 지적한다. 또한 그는 덕이 중용을 선택하는 인격의 상태임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중용 선택의 도덕적 덕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실천적 지혜와 이성적 원리에 따라 행위를 결정하는 성품을 길러 가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도덕 교육론에서 지향하는 도덕적 인간은 순수한 자연인이 아니라 정치 사회적 공동체의 바람직한 한시민으로서의 유덕한 인격인을 의미한다. 이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것이 공동체의 삶에 현명하고도 책임감 있게 참여하면서, 개인적으로 자신을 완성하고, 공동체의 복지 실현에 기여하는 정치적, 도덕적 존재를 길러내는 것이었다는 사실로 알 수 있다. 따라서 아리스토텔레스의 도덕 교육론을 제대로 추구하려면 개인의 수준에서 바른 인격을 형성하는 데 중점을 두는 개인 윤리적 접근과 사회 구조나 제도 등의 사회 환경적 구조 측면의 도덕성을 높이려는 사회 윤리적 접근을 조화롭게 추구해야 한다.
'교육 > 도덕교육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덕 사회화로서의 도덕 교육: 뒤르켐 알아보기 (0) | 2023.03.29 |
---|---|
자율적 도덕인의 육성: 칸트 알아보기 (0) | 2023.03.29 |
선에 대한 참 지식으로서의 덕성 계발: 소크라테스, 플라톤 알아보기 (0) | 2023.03.29 |
인간 욕망의 조절과 사회적 규범의 확립: 순자 알아보기 (0) | 2023.03.29 |
도덕적 선한 본성의 회복과 확충: 맹자 알아보기 (0) | 2023.03.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