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시민 양성은 과학 교육의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이다. 이런 시민을 양성하는 데 토론과 토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토론이나 토의가 집단 구성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교육의 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과학 활동은 본질적으로 사회적이고 협동적인 과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과학 교육에서 토론과 토의는 과학자와 합의하는 과정을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과학자들은 논증 과정에서 자신의 이론을 검증하고 발전시키기 때문에 과학자들의 연구 과정에서 논증은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고 할 수 있다. 과학 학습은 과학 내용과 더불어 과학에 대한 학습도 포함하기 때문에 과학 지식이 구성되는 과정을 학생들이 경험할 필요가 있다.
토론은 어떤 논제에 서로 대립되는 입장으로 나뉘어 상대방에게 자신의 주장이 옳다는 논리적인 근거를 제시하여 상대방을 설득하는 말하기이다. 이에 반하여 토의는 어떤 결론을 도출하거나 합의를 이끌어 내는 협동적 말하기이다. 즉 토론은 대립을 전제로 하고, 토의는 합의를 전제로 한다. 토의는 참가자들의 합의를 거쳐 문제 해결책을 도출하는 데 목적이 있지만, 토론은 반드시 어떤 해결책을 도출할 필요가 없다. 다만 서로 대립하는 주장을 펼치면서 새로운 해결 방안을 모색해 가는 데에 토론의 목적이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토론은 논쟁이라는 좁은 의미보다는 토의에 가까운 넓은 의미로 사용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토론은 토의의 한 방식이라 할 수 있다.
과학 수업에서 토론과 토의는 교사와 학생 사이, 학생과 학생 사이의 언어적 상호 작용을 독려하여 관점과 견해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교육 방법이나 준비 절차, 그 효과가 유사하다.
그러나 토론과 토의는 자연에서 발견되는 과학적 사실, 일반화, 원리, 법칙, 그 특성과 내용이 이미 널리 알려진 과학적 개념이나 사실은 논의할 여지가 없이 명확하고 그 범위도 좁기 때문에 토론의 경우 서로 대립하는 주장들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설정하기 어렵다. 또한 다양한 의견 속에서 문제 해결책을 도출해야 하는 토의의 경우 이미 과학적 사실이나 원리가 알려져 있기 때문에 토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과학 교육에서 토론이나 토의의 중요성이 강조되어 왔으나 수업에서 이를 활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토론이나 토의는 집단 상호 작용의 한 형태로서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만 그 교육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교육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자유롭고 수용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들은 자신의 의견이 존중되고 받아들여질 때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이다.
토론은 생각이 서로 대립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주장하고,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것이므로 토론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감정을 다치기 쉽다. 따라서 토론 시작 전에 학생들에게 토론 규칙을 명확하게 안내해야 하며, 토론 진행 순서와 발언 순서, 시간도 정확하게 지켜야 한다. 교사는 토론의 논제를 미리 제시하여 학생이 논제에 대한 자료를 충분히 조사한 후 토론에 참여할 수 있게 한다. 토론을 시작하면 찬성 모둠이 주장을 입론하고, 반대 모둠에서 질문을 하여 허점을 드러내게 한다. 그다음으로 반대 모둠이 주장을 제시하고, 찬성 모둠이 질문을 한 뒤 두 모둠은 협의에 들어간다. 또한 입론과 반론, 변론 사이에 협의 시간을 두어 다음에 어떤 근거를 들고 어떠한 주장을 할 것인지 모둠별로 함께 이야기하도록 한다.
'교육 > 과학교육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과학 수업에서 이루어지는 교사의 질문을 알아보자 (0) | 2023.03.28 |
---|---|
과학 수업에서 이루어지는 교사와 학생의 의사소통 (0) | 2023.03.28 |
발산적 사고 기법과 수렴적 사고 기법의 종류 알아보기 (0) | 2023.03.27 |
창의적 사고 촉진 기법을 알아보자 (0) | 2023.03.27 |
문제 중심 학습 Problem-Based Learning: PBL 알아보기 (0) | 2023.03.2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