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갈등 해결 수업 모형

 우리나라에서 보통 가치 갈등 해결 수업 모형으로 알려진 이 모형은 원래 올리버와 셰이버의 법리적 모형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모형의 주창자들은 생산적인 사회 질서 속에서 복합적이고 논쟁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로 대화하는 가운데 성공적으로 그 차이를 해결해 갈 수 있는 시민들이 필요하다고 보고, 그러한 능력을 지닌 시민의 모습을 유능한 재판관과 같이 상정하였다. 말하자면 이들에게 있어 올바른 가치 판단과 합리적 의사 결정이란 이성적이고도 공정한 입장에서 사안을 판단하는 재판관이 하는 일과 같은 것으로 간주하였다. 이것이 이들의 모형에 법리적 모형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이다.
 이들은 인간 사회에서 발생한느 대부분의 논쟁과 갈등은 사실의 문제와 정의의 문제 그리고 가치의 문제를 중심으로 발생한다고 보고, 이를 중심으로 차이와 갈등을 합리적으로 해결해 보도록 하자는 법리적 모형을 개발한 것이다. 따라서 이 모형에 뿌리를 둔 이른바 가치 갈등 수업 모형은 사용되는 용어, 개념의 의미를 명확히 하거나 합의를 하는 일, 사실적 즈거에 따라 부딪치는 관점과 주장들이 타당성을 확보하는 일, 각각의 가치 입장을 지지하는 사회적 가치 규범이나 도덕 원리가 무엇이며 어떤 가치 입장이 더 근원적인 우너리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고 또 어느 것을 우선하거나 아니면 조화를 모색해야 하는지 검토하는 일을 중심으로 가치 판단이나 의사결정을 도모해 가는 특징을 보인다.
 
 첫 번째 단계는 도덕적 문제 사태를 제시하는 것이다. 이때 문제 사태에는 규범 간의 갈등이 내포되어 있어야 하며, 이 문제 사태는 학생들의 관심과 흥미를 끌며 이해 범위에 맞고, 그들의 생활 경험과 관련되는 것일수록 좋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무엇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예컨대 물어 빠진 사람들을 구하는 생명 존중의 가치와 우승을 하여 금메달을 얻는 자기 성취 및 명예라는 가치 사이의 갈등과 같은 것을 확인하는 것이다. 가치의 문제 측면에서 이러헤 관련 가치 규범을 확인했으면 그 규범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는 갈등 사태에 관련된 가치 용어, 개념의 의미를 명백히 밝힐 필요가 있단느 점과 수업을 통해 가치 규범의 합리적 이해를 도모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다음에는 문제 사태에 있는 여러 가지 사실 관계와 상황적 특성을 분석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처럼 문제 사태를 분석하는 일은 사실의 문제와 중요하게 관련되는데 가치 규범 간의 관련성에서 판단의 증거를 세우고 해결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생각하는 데 긴요한 요건이 된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친 후 자기의 입장을 정하고 그것을 정당화한다. 갈등을 일으키는 규범 사이에서 자기가 어떤 규범에 따른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자기의 입장을 정하는 정도가 아니라 그것을 나름 타당하다고 보는 사실적 근에에 의해서 그리고 자신이 옳다고 보는 가치 관점에 따라 자기 위견을 제시하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자기 입장의 선택과 정당화는 학생 개인별로 이루어질 수도 있고 소집단별로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여러 논의의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자기의 입장이 도덕 원리와 가치 관점, 사실적 근거 등에 비추어 볼 때 타당한 것인지, 어느 관점과 그 근거가 보다 타당한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입장을 바꾸거나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될 수 있는데, 이러한 점으 고려하여 이 단계에서 교사는 그러한 입장 수정과 대안 모색의 기회를 부여하면서 보다 타당한 결정에 이르도록 수업을 이끌어 가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이와 같은 수업을 하는 근본 이유, 즉 학생들의 도덕적 사고와 판단 능력의 성장을 꾀하고 합리적 도덕성으로의 발전을 도모하는 일을 추구해 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