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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도덕교육론

4~6차 교육과정: 인지 중심의 도덕과 교육

by ⓨⓐⓝⓖ 2023.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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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치나 도덕의 문제는 궁극적으로 자신이 판단하고 결정해야 할 문제임을 자각하면서 도덕과 교육은 기존 가치나 덕목의 순응보다는 자신의 가치 결정을 강조하게 된다.여러 가치가 공종하고, 상호관계하는 상황에서는 개인의 합리적 가치 판단 능력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가치 선택적 상황에서의 도덕과 교육은 가치의 일방적 수용보다는 개인의 자율적이고 합리적인 가치 판단과 결정을 강조하게 된다. 이로써 도덕적 행위를 위해, 행위에 대한 정당성 내지는 합리성에 관한 탐구가 도덕과 교육의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게 되나. 이러한 맥락에서, 제4차 도덕과 교육과정은 인지 중심의 도덕과 교육으로 방향으 선회한다. 이러한 접근을 일반적으로 인지적 접근이라 부르고, 여기에서는 지적 이해에 관심을 둔다.

 

 제4차 도덕과 교육과정에서는 덕목의 실천에 있어 지적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 다시말해서 도덕적 규범에 대한 인지적 이해가 바탕이 되어 규범을 실천할 수 있게 한다는 기본입장에 따라 학생의 사고와 이해, 합리적 판단, 도덕적 문제 사태에 대한 해결을 중시하였다. 제5차교육 과정 개정에서는 인지적 접근의 토착화를 기본 입장 중의 하나로 내세웠었다. 제6차 도덕과 교육 과정에서는 이 같은 초등학교 도덕과 교육의 일관된 흐름을 견지하면서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였다.

 

 사회가 다원화되면서 복잡하게 나타나는 도덕적 문제는 과거처럼 단순한 가치나 덕목의 이해 부족에서 비롯되기보다는 복잡하고 다양하게 전개되는 가치 갈등 상황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렇게 복잡한 도덕적 문제 상황에서, 도덕과 교육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로 하여금 가치 판단 능력을 함양하도록 하여 가치 갈등 상황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도록 하는 데 관심을 갖는다. 따라서 인지적 접근은 특정한 가치나 덕목을 주입하거나 설명하는 타율적 방식을 지양하고, 대신에 가치를 스스로 결정하도록 유도하고 가치가 결정되는 과정이나 절차를 중시한다.

 

 도덕과 교육에서 인지적 접근을 중시하는 인지론자들은 특정한 덕목이나 가치를 학생들에게 주입하는 기존의 전통적 접근에 대해 덕목주의라는 이름으로 비판하고, 딜레마 사태의 해결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합리적 가치 판단 능력의 함양을 도모한다. 그러므로 여기에서는 과거와 같은 타율적 방식을 거부하고, 학생들의 자율적 토론이나 가치화 과정을 중시함으로써 도덕 교육의 목적인 자율성을 함양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는다. 그리고 자율성의 추구는 합리적 이유나 근거를 중시하는 입장을 견지하므로 학생들로 하여금 도덕적 갈등 사태에서 보다 합리적인 이유나 근거를 찾아내도록 독려하고 안내한다. 이로써 다원화된 사회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형태의 도덕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겸비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바람직한 가치를 안내해야 할 교사의 가치중립적 태도는 학생들로 하여금 도덕적 회의주의를 촉진하는 동인이 되었으며, 이러한 현상은 또다시 전통적 가치에 대한 소극적 수용으로 이어졌고, 그것은 결국 사회 유지의 근간이 되는 기본 가치 체계의 내면화와 습관화의 실패를 초래하게 되는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 이러한 교육의 결과는 덕목주의적 접근 방식에서 우려했던 도덕 교육적 문제 못지않은 도덕적 사회 문제를 노정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밖에도 도덕적 영역을 합리성의 증진에만 국한함으로써 그 개념을 너무 협소하게 규정하는 잘못을 범하게 되어, 도덕적 갈등 사태의 해결 이외의 일상적 도덕 생활에 대한 무관심을 초래하였으며, 도덕적 인간이나 내적인 도덕적 존재로서의 조건 그리고 도덕적 이상 등에 소홀하였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특히 인지적 접근은 도덕적 갈등 상태에서 도덕적 문제 해결의 연습을 통해 학생들의 도덕적 추론 능력의 발달은 가져왔지만 바람직한 인격을 지닌 인간을 육성하는 데에는 실패하였다는 점이 강하게 지적되었다 인지적 접근은 덕목의 주입이 아닌 행위의 이유나 근거를 합리적으로 추구하는 방식이다. 즉, 행위자의 인격을 추구하기보다는 행위의 정당한 근러를 찾아내는 교육 방식이다. 즉, 행위자의 인격을 추구하기보다는 행위의 정당한 근거를 찾아내는 교육 방식인 것이다. 즉, 학생들에게 가상적 딜레마를 제시하고 이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도록 함으로써 학생들의 추론능력을 계발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인지적 접근은 학생들의 구체적인 현실 이해나 이에 따른 실천적 의지가 아니라 자신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도덕적 문제 사태에 대한 형식적 추리 능력만을 함양하는 결과를 가져와, 도덕적 실천보다는 논쟁 능력이나 토론 기술에 관심을 두는 교과로 잘못 인식되기도 하였다.

 

 이처럼 인지적 접근은 도덕 교육을 함에 있어 행위자보다는 행위에 주목했기에 행위자의 인격 자체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행위의 원리나 규칙을 공식화하는 일에 관심을 두었다. 어떤 인간이 도덕적인 인간인가의 문제보다는 복잡하게 전개되는 도덕적 문제 사태에서 어떤 가치를 합리적으로 선택해야 하는가에 보다 많은 배려를 하였던 것이다.

 

 인지적 접근은 합리성을 토대로 하는 행위 중심의 도덕교육에 치중한 나머지 덕이 결여된 인간을 양산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근세 초기의 인식론적 문제를 그대로 물려받음으로써 사회문화적인 맥락을 소홀히 한 나머지 공동체의 해체를 초래하고, 나아가 파편화된 사회를 조장하였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결국 인지적 접근은 사회의 기본 가치나 덕목에 대한 내면화와 습관화 교육을 등한시할 수밖에 없었던 인식론적 한계를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결국 도덕성의 행동적 측면의 문제이다. 도덕적 지식과 실천의 분리라는 이러한 인지 중심의 도덕 교육의 한계는 통합적인 인격 교육 혹은 덕 교육의 자리를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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