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중심 쓰기 지도

 기존의 과정 중심 쓰기 지도는 쓰기의 과정과 전략만 강조하다 보니 학생들의 사고력은 신장시킬 수 있었지만, 쓰기 과정의 결과인 텍스트 자체에 대해서는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렇한 비판은 과정과 결과의 균형 있는 쓰기 교육을 모색하도록 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등장한 쓰기 지도 접근 방법이 장르 중심 쓰기 지도이다. 장르 중심 쓰기 지도란 담화 공동체 구성원들 사이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수업 목표와 수업 내용에 장르 지식을 반영하고자 하는 접근 방법이다. 여기서 말하는 장르란 담화 관습 중에서 사회문화적 맥락이 반영된 결과물로서의 글의 종류, 유형이다. 이는 2015개정 교육과정에 실린 학년군별 국어 자료의 예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장르라는 용어는 원래 주로 문학에서 쓰이던 용어이지만, 그것이 일상생활로 확대되어 쓰이면서 장르라는 개념의 명칭도 확장되었다. 일기, 편지글, 기사문, 독서 감상문, 기행문 등 우리가 흔하게 접하는 장르들은 사회문화적 맥락 안에서 굳어진 내용적 형식적 특성을 갖추고 있으며, 필자는 이러한 장르적 특성에 유의하면서 글을 쓴다. 장르적 특성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담화 공동체의 구성원들끼리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므로, 작문 교육에 있어 교사는 이러한 장르 지식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

 장르 중심 쓰기 지도에서는 주로 책임 이양의 원리를 반영한 지도가 이루어진다. 책임 이양의 원리란 교사가 시범을 통해 학생들을 안내해 주고 점차 학생이 자기 주도적으로 활동하도록 해야 한다는 원리이다. 책임 이양의 원리를 반영한 장르 중심 쓰기 지도는 처음에는 교사가 특정 장르 지식을 설명하고 시범을 보임으로서 학생들을 안내해 주고, 점차 학생 스스로 장르 지식을 활용해 실제적 글쓰기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예를 들어 기행문이라는 장르를 쓰기 수업에서 다룬다고 하면 기행문의 장르 지식은 기행문의 짜임과 기행문에 들어가야 할 내용을 포함한다. 그러므로 우선 교사는 기행문의 장르 지식을 예시 글을 통해 설명하고 기행문을 쓰는 방법을 시범 보인다. 그리고 학생들이 실제로 여행헀던 경험을 학급 친구들에게 알려주기 위한 기행문을 직접 써 보도록 한다.

 장르 중심 쓰기 지도는 텍스트에 초점을 둔다는 점에서 결과 중심 쓰기 지도와 유사해 보일 수 있지만, 맥락을 고려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결과 중심 쓰기 지도에서는 모범 글을 제시하고 그것을 단순히 모방하고 반복 연습하도록 하지만, 장르 중심 쓰기 지도에서는 교사와 학생의 협의를 통해 장르 지식을 학습하도록 하며 그렇게 학습한 장르 지식을 활용해 학생 스스로 실제적 쓰기를 수행하도록 한다.

 장르 중심 쓰기 지도에서 교사는 학생들이 장르 지식과 쓰기 방법을 알고 글쓰기에 적용할 수 있도록 비계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촉진자 또는 안내자의 입장이며, 학생은 일상생활에서 보는 익숙한 장르의 글을 통해 그 글이 가지는 장르적 특성을 이해하고 그것을 실제 글쓰기에 활용하는 존재이다.